[2018.03.31]홍콩에서 있었던 일
2015년 봄부터 일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홍콩에서 일을 했었다. 사실 그 시간은 내게 정말로 특별한 시간이었는데, 일기에서 자세히 언급한 적이 없다. 시카고에서 4년 가량 트레이더를 하고, 보스턴의 일을 겪으면서 이제 나도 알 것 다 아는 어른이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실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도덕 기준을 체험할 수 있었고, (더러운) 어른들의 세계도 경험했다. 그리고 그러한 소용돌이의 와중에 내 내면에 숨어있는 악의 씨앗들도 발견했고, 조금 더 내밀한 나 자신을 알게 된 계기기도 했다.
당시에 많은 일들을 일기에 적지 않은 이유는 그냥 생각하기 싫어서이기도 했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일이 일단락된지 2년 가량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홍콩의 일에 대해 적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나는 의외로 보스턴의 일보다 몇 배 심한 일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보스턴 때 당시의 정도로 배신감이 큰 것은 아니었다. 보스턴에서는 그 교수님에게 걸었던 기대와 인간적으로 존경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배신이란 신뢰를 배반하는 건데 나는 홍콩행을 택할 당시에도 그 일에 대한 신뢰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은 새발의 피일 만큼의 황당무계한 일들이 터지자 당연히 분노했다. 배신감이나 실망의 종류가 아니라 정말 그냥 화가 났다. 그래서 당시에 글을 썼다면 그것은 분노에 가득찬 글들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왜 분노에 찬 글을 쓰면 안되는가? 굳이 따져본다면 안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큰 안도감이 든다.
이제 2년 남짓이 지났고, 나는 그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을 했다. 오히려 그런 일을 겪었기에 석사를 택할 수 있었고, 그것이 큰 전화위복이 되어 돌아왔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당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분노함없이 어느 정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온한 감정을 유지한 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관련자들의 신상이라던가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내게 있었던 일만 조금씩 정리해보고자 한다.
Number | Title | Author | Date | Votes | Views |
Notice |
[공지]뉴욕 재학 및 재직 중 블로그 글입니다
Irealist
|
2016.09.11
|
Votes 0
|
Views 7551
|
Irealist | 2016.09.11 | 0 | 7551 |
69 |
[2018.05.01]단명
Irealist
|
2018.05.02
|
Votes 0
|
Views 450
|
Irealist | 2018.05.02 | 0 | 450 |
68 |
[2018.04.20]노벨 경제학자
Irealist
|
2018.04.21
|
Votes 0
|
Views 510
|
Irealist | 2018.04.21 | 0 | 510 |
67 |
[2018.04.16]보스턴
Irealist
|
2018.04.17
|
Votes 0
|
Views 397
|
Irealist | 2018.04.17 | 0 | 397 |
66 |
[2018.04.12]허세
Irealist
|
2018.04.13
|
Votes 0
|
Views 452
|
Irealist | 2018.04.13 | 0 | 452 |
65 |
[2018.03.31]홍콩에서 있었던 일
Irealist
|
2018.04.01
|
Votes 0
|
Views 368
|
Irealist | 2018.04.01 | 0 | 368 |
64 |
[2018.03.27]고락
Irealist
|
2018.03.27
|
Votes 0
|
Views 286
|
Irealist | 2018.03.27 | 0 | 286 |
63 |
[2018.03.19]배움
Irealist
|
2018.03.20
|
Votes 0
|
Views 448
|
Irealist | 2018.03.20 | 0 | 448 |
62 |
[2018.03.11]옳음과 인내
Irealist
|
2018.03.12
|
Votes 0
|
Views 370
|
Irealist | 2018.03.12 | 0 | 370 |
61 |
[2018.03.08]켄쇼
Irealist
|
2018.03.09
|
Votes 0
|
Views 472
|
Irealist | 2018.03.09 | 0 | 472 |
60 |
[2018.03.04]딸
Irealist
|
2018.03.05
|
Votes 0
|
Views 507
|
Irealist | 2018.03.05 | 0 | 507 |
59 |
[2018.02.07]차별에 대하여
Irealist
|
2018.02.08
|
Votes 0
|
Views 361
|
Irealist | 2018.02.08 | 0 | 361 |
58 |
[2018.02.04]한국 사회
Irealist
|
2018.02.05
|
Votes 0
|
Views 466
|
Irealist | 2018.02.05 | 0 | 466 |
57 |
[2018.01.26]사람 가리기
Irealist
|
2018.01.26
|
Votes 0
|
Views 478
|
Irealist | 2018.01.26 | 0 | 478 |
56 |
[2018.01.10]비트코인 광풍 II
Irealist
|
2018.01.11
|
Votes 0
|
Views 639
|
Irealist | 2018.01.11 | 0 | 639 |
55 |
[2018.01.08]이사
Irealist
|
2018.01.10
|
Votes 0
|
Views 435
|
Irealist | 2018.01.10 | 0 | 4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