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7 – 2021)

[2018.01.08]이사

Author
Irealist
Date
2018-01-10 11:09
Views
435

어제 뉴저지로 이사를 하였다.


와이프는 입덧이 너무 심해 헤롱거리고 있어서 내가 주로 했는데, 가구가 없으니 박스로 짐을 40개 정도 싸고 이삿짐센터에 400불 정도 주고 죄다 옮겼다. 짐을 싸면서, 나이 들수록 짐이 많아지는구나 생각했다. 2005년도 일본에서 대구를 오고 갈 때 정확히 짐가방이 하나였던 것이 기억이 난다. 2007년도 북경에서 공부하고 오는 길에 그곳에서 영어 원서 교과서들이 미국에선 200불씩하는게 3000원을 하길래 수십권을 샀다가, 내 짐가방이 42kg가 되어서 잠시 공항 벤치에 빼논 사이에 10초만에 누가 가져간 것이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서 짐가방이 딱 하나였다. 그 후에도 줄곧 그러다가, 2011년에 시카고로 간 이후 이곳에는 오래 있겠거니 해서, 그리고 스스로 돈도 좀 벌기 시작하면서 살림살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는 시카고에 있을 때 4번이나 이사하면서 고생꽤나 했었다.


왜 그렇게 이사를 많이 했었을까. 처음 살았던 집에서는 밤에 일하는 룸메이트와 트러블이 있어서 나와서 서블렛을 살다가, 두번째로 이사간 집은 북향에다 바닥도 검은 돌이라서 너무 음울해서 나왔다. 세번째로 이사간 집은 보스턴행이 확정되서 계약이 끝나고 남은 몇달간 정욱이네서 살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사를 참 많이도 했다. 아주 어릴적 1) 그린맨션, 3살 때 이사간 2) 봉덕동 효성아파트, 그 뒤 5살때 가족따라 3) 위스콘신, 그 뒤 4) 효성아파트 돌아왔다가 9살 때 이사간 5) 시지에덴아파트, 그 후 12살 때 가족따라 6) 인디애나, 7) 돌아왔다가 다시 16살 때 8) 켄자스, 9) 돌아와서는 10) 경산에 전원주택으로 이사간 후 3년 동안 11) 대구외고 기숙사 생활, 그 후 20살부터 12) 일본 벳부 기숙사 생활, 13) 중현이와 원룸생활, 21살 때 14) 홍콩 기숙사 생활, 15) 일본 돌아가 중현이와 생활, 16) 정훈이한테 끼여살기, 17) 칭화대 기숙사 생활, 18) 뉴욕대 26번가 기숙사, 19) 훈련소, 20) KCTC 자대생활, 21) 특수전사령부생활, 22) 레바논 파병, 23) 자대복귀, 24) 뉴욕대 차이나타운 기숙사, 25) 찬영/인석/윤재와 37번가 990 아파트, 26) 시카고 레이크뷰, 27) 시카고 다운타운, 28) 레이크뷰 코넬리아, 29) 정욱이네 4개월, 30) 보스턴 퀸시, 31) 중현이가 빌려준 광화문 경희궁의 아침 원룸, 32) 홍콩 틴하우 서블렛, 33) 홍콩 펑차우 섬 생활, 34) 홍콩 마완 섬 생활, 35) 처갓집 2달 생활, 36) 뉴욕 콜럼비아 인근 아이하우스 스튜디오, 37) 아이하우스 원베드룸 이사, 38) 뉴저지 이사. 총 38번이나 이사를 했다. 중간에 서블렛 살거나 한 것 까지 합하면 마흔번 이상인 셈이다.


이사해온 집 중에 집 자체는 경산에 있는 부모님 집 전원주택이 환경이든 공기든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거기는 무지 불편하다. 지하철역 가려면 숲을 지나... 30분은 걸어야 하고, 버스는 한 대 있는데 30분에 오는 게 잘 안올 때도 많다. 생활이 재미있었던 것으로 치면 중현/정훈/지훈이와 넷이서 살았던 벳부 생활이 정말 유쾌하고 평화로운 추억이었고, 990에서 찬영/인석/윤재랑 넷이 살았던 때가 또 완전 재밌었었다.


갑자기 급 추억 회상이 되었다. 어쨌든 지금 집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동북향으로 코너 유닛이고 창이 굉장히 많은데, 동쪽으로 맨하탄 전경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테라스가 있어서 바베큐가 가능하다. 전에 살았던 분들은 소방관하시다 은퇴하신 노부부신데, 정말로 정갈하고 깨끗하게 쓰시고 테라스 물품까지 헐값에 주셨다. 게다가 무지 자상하셔서 언제 와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겠다고 하신다. 기운 같은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따뜻하신 분들이 살다 가셔서 그런지 집이 안온하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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