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7 – 2021)

[2017.09.22]면접

Author
Irealist
Date
2017-09-23 14:27
Views
606

오늘 K라는 핀테크 회사와 면접을 보았다. 

한 시간 동안 주어진 데이터로 분석을 한 후, 한 시간 가량 그에 대해 이야기하며 면접을 보았는데, 반갑게도 한국분이셨다. 데이터 분석을 하는데 시간의 압박 때문에 서둘러하다가 멍청하게도 본질적으로 대답해야할 질문을 까먹어버린 실수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면접관 분은 정말로 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시는 박사분이셨는데, 여러 질문도 날카롭고 아, 이런 분이 내 멘토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분 밑에서 몇 년을 일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성장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분께서 하신 질문 중에, 트레이딩을 계속하면 돈을 더 벌 것인데 왜 데이터 사이언스를 하려고 하는가? 라는 질문이 있었다. 사실은 아직 마음 한 구석에는 망설이는 마음이 있는 것도 같다. 트레이딩 회사에서 오는 오퍼를 거절하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경력이 있고 이제 석사 공부도 했으니 대부분 연봉을 많이 올려주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길을 걸으면 안된다는 것을 줄곧 마음에 되새겼다. 눈앞의 돈에 눈이 멀어 몇 년을 허송세월한지 모른다. 20, 30대에 그까짓 연봉차이 나봤자 얼마나 난다고, 결국은 장기적인 미래, 40, 50대가 되었을 때 옳은 길로 가야한다는 것을 되새김질한다.


오후에는 페이스북 면접이 있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갔는데 우습게도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 심지어 다른 면접자들까지 편한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심지어 레쥬메를 잊어버리고 가지고 가지 않아서, 레쥬메 들고 왔냐는 질문에 까먹었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테크니컬 문제들과 코딩 문제는 잘 푼거 같았는데, 면접관 표정이 영 안좋아서 영락없이 떨어졌겠구나란 생각을 했지만, 밤에 면접 통과했으니 다다음주쯤 캘리포니아로 와서 최종 면접을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또다시 이렇게 기로에 서 있다. 전통적인 트레이딩 회사와 헤지펀드, 금융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 기업, 그리고 페이스이나 구글과 같은 전통 테크 강자들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를 하지 않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내리는 결정이 아마 내 남은 30대를 정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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