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6]나의 정치관
고교 시절에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보수 성향이 강했다. 당시 노무현 정권 이해찬 총리의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특목고생들이 내신에 있어 크게 불리해지는, 직접적인 피해자이기도 했다. 나르시즘과 엘리티시즘이 굉장히 강했던 나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쟁취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노력과 용기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20대 초반에 접어들며 그 나이때 흔히 그러하듯 진보 성향으로 돌아섰다. 박정희의 독재를 미워했고, 친일 수구 세력이 증오스러웠다. 기득권 층의 행태에 분노했고, 이를 부수는데 어떻게 일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20대 중후반부터는 나 나름대로의 밸런스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심하게 보수였다) 내가 정립한 가치관은, 이상적인 사회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차등이 이루어진 사회라는 것이었다. 나의 시각에서 우리 나라 좌파는 결과의 평등을 부르짖어 사회의 동력을 떨어뜨리기에 잘못되었고, 우리 나라 우파는 만연한 기회의 불평등을 고수함으로써 본인의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집단으로 보였다. 그들이 내세우는 기회의 평등이란, 결국 타고난 기회의 우위를 고수하고자 내세우는 가식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내가 나아갈 길은 기회의 평등을 고취하고 결과의 차등은 내버려 두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먼 미래 목표인 교육 기관 설립의 토대가 되었다.
30대에 들어서 데이터 사이언스 공부를 하면서 이 모든 것이 흔들린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공부할수록, 그리고 현재 트렌드를 볼수록, 다시 진보 성향이 짙어진다. 예전에는 불평등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 보았고, 따라서 노력하여 이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불평등은 현재 기술발전 상 당연한 트렌드이고, 이는 앞으로 더욱더 악화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점점 진행되고, 지식 집약적 사회가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도태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1, 2, 3차 산업혁명 때 산업 구조가 바뀌어 구성원이 재교육을 받아야했던 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 앞으로는 인간의 존재 가치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즉,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회는 존립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사람"과 "불필요한 사람"으로 나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부의 편중은 점점 심해지고, 이미 1%의 부가 99%의 부를 넘어섰는데, 이는 몇몇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트렌드라 생각한다.
그래서 작년 즈음부터 나는 기본소득제를 지지하게 되었다. 물론 언젠가는 완전한 공유 경제가 이루어지면서 '소득'이란 개념도 사라지겠지만, 그 사이의 기간 동안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본소득제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지금의 나는 공산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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