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7 – 2021)

[2020.01.16]리더십

Author
Irealist
Date
2020-01-16 07:35
Views
605

지난 몇 년간 리더십에 관련하여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홍콩에서 지사를 리드하면서 실패도 하고, 대표가 몰락하는 것도 지켜 보았다. 라자드에서는 미국 유수 투자은행의 CEO가 매주 옆자리에 앉는 행운도 누렸다. 켄쇼에서는 좋은 팀장님을 만났고, 회사가 인수합병되는 과정을 겪었으며, 팀이 통째로 이전하는 것도 경험했다. 나 스스로도 여러 프로젝트를 리드해봤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 내가 겪어본 여러 리더들 중에 모든 면에서 나쁜 리더도 없었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리더도 없었다. 그 모두가 본받을 만한 장점이 있었고, 반면교사 삼아야할 단점이 있었다.

20대에는 리더십이라는 것이 비즈니스 스쿨에서 뜬구름 잡는 개똥철학인 줄 알았는데, 좋은 리더십이 얼마나 귀중한 자산인지 이제야 감이 온다. 이제까지 배운 교훈들을 정리해 본다.

- 좋은 리더의 1요건은 무조건 실력이다. 옛 기업처럼 잡무나 세일즈 등이 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때는 빠릿빠릿하고 인성 좋은 팀원을 뽑으면 되었다. 소위 "사람을 보고" 뽑으면 되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업계가 빨리 움직이고 테크니컬 스킬이 중요해지는 세상에선 더이상 사람 좋다고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실력이 없으면 실력 좋은 팀원을 선별해낼 수가 없다.

- 첫째도 실력이고 둘째도 실력이며 셋째도 실력이다. 실력이 없는 리더는 팀에 관한 선택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실력이 없는 리더에게는 배울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이다. 실력이 없으면 누가 팀에 기여를 많이 하는지 판별할 수 없으므로, 논공행상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불공정해진다. 그러다 보면 실력 좋은 팀원은 떠나고 데드웨잇만 남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 논공행상에 대한 기준은 언제나 초기에 명확하게 세우고 주지시켜야 한다.

- 옳은 이야기,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더라도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이란 그런 동물이다. 아무리 내용상으론 면전에 욕을 하는 것이더라도 말하는 투와 어감을 부드럽게 기세워주면 잘 받아들이고, 아무리 옳은 소리라도 강경한 태도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면 반감만 사게 된다.

- 말수는 줄일수록 좋다.

- 인맥 관리는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백배 중요한 것이 본인 실력이다. 실력이 있으면 조금의 노력으로도 인맥은 저절로 따라온다. 실력이 없는 사람은 할수 있는게 정치밖에 없다.

- 어느 팀원이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본인이 추구한 장점에 따라 팀원을 고용했다면 단점은 감수해야 한다.

-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반성해야 한다. 본인이 잘못한 것을 주지하지 못하면 그 책임을 팀원에게 전가하게 된다.

- 미래 청사진은 낙관적으로 그리되 리워드는 절대 미리 약속해서는 안된다. 리워드에 대한 기대는 항상 수준이하로 유지하면서 그걸 훨씬 상회하는 리워드를 실제로 안겨주어야 한다.

- 조삼모사는 원숭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 이니셔티브를 추진한 팀원이 실패할 경우, 이를 조심스럽게 마무리지어야 한다. 무언가를 시작해보는 것은 본인만 손해라는 공무원식 사고가 팽배하게 되기 시작할 때부터 팀은 기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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