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라는 것은 미신이다. 제프 콜빈은 그의 책 <Talent is Overrated>에서 그렇게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큐도, 경험도 아닌 계획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는 것이다. 모짜르트가 천재라지만 그에겐 당대 최고의 음악 교육 전문가인 아버지가 있었고 그 아버지는 이미 모짜르트가 태어날 때부터 그를 작곡가로 키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헝가리의 교육심리학자였던 라슬로 폴가는 공개적으로 교육 실험을 위해 자신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여성을 구했다. 그의 실험은 자식을 체스 마스터로 키울 수 있는가였다. 1960년대 당시 여성 체스 플레이어는 드물었고 여성은 체스를 못한다는 편견이 팽배했으며 라슬로나 부인은 둘다 체스를 잘 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험은 성공하여 첫째 딸은 세계 최초 여성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고 막내 딸는 세계 10대 챔피언이 되었다.

일리가 있다 생각하지만 진실은 그 중간의 어느 간극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짜르트의 경우 그런 환경뿐만 아니라 음악적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것이고, 라슬로의 경우, 체스는 지능의 매우 편협한 부분을 테스트하는 것이므로 생각보다 후천적 환경으로 그랜드 마스터를 만들기가 쉬웠을 수 있다. 만일 라슬로가 모짜르트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하고 최고의 음악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백번 양보해 만일 콜빈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 하더라도, 갓 태어난 아기의 삶의 방향을 미리 정의한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세계 10대 선수가 되는 영예를 준다고 해도 본인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인권 유린이다.

그러면 여기서 드는 의문은 이것이다. 아기 자신의 미래 선택권을 최대한 보존해주면서 그의 지능을 최대한 확장시켜놓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애초에 지능이란 무엇인가? 천재성이란 무엇인가? 체스의 천재라 불린다고 해서 그게 정말 지능이 높은 것인가? 지능은 정말로 다양하게 정의되며 아이큐는 실제 지능을 측정하기에는 형편없는 척도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근성은 키워줘야겠다는 것이다.

계획적 연습, 즉 어떤 지능이나 스킬을 향상시키는 과정의 다섯 가지 조건은, 1) 특정한 지능이나 스킬을 향상하도록 계획적으로 디자인된 방식이라는 것, 2) 많은 반복이 가능한 방식이라는 것, 3)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주어진다는 것, 4) 지적으로 챌린징하다는 것, 5) 재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콜빈은 이야기한다. 유전자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에 관계없이 위의 연습 과정의 조건에는 상당히 동의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연습을 할 지는 본인이 결정하더라도 그런 과정을 버틸 수 있는 근성은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