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7 – 2021)

[2018.01.03]비트코인 광풍

Author
Irealist
Date
2018-01-03 16:03
Views
477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 광풍이 불고 있다. 코인 하나가 몇십만원하던 것이 어느새 2천만원에 육박한다. 한국에서의 열기는 특히 대단해서, 미국에서 비트코인보다 20%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이나 알트코인 등 각종 잡(?)코인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나도 제작자 및 개발자의 이력을 들여다보고 취지가 괜찮은 몇 가지 코인에 소액투자해서 40% 정도 수익을 올리고 나왔다. 더 이상 건드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이를 바라보며 그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것은 정말로 순수한 투기도박장이다. 코인은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거래수단'일 뿐이지, 장기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자산이 아니다. 그야말로 튤립버블처럼 너무 터무니없는 버블인데, 온국민이 여기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 같다. 9년 전에도 ELW 광풍이 불어 한차례 개미들이 떼거지로 5000억원 손실이 났었는데, 그때와 비슷한 점은 투자대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없이 불나방처럼 투자자들이 달려든다는 것이다. 내재변동성에 대한 이해도 없이 옵션상품을 건드려서, 변동성의 최고점에서 기관들은 개미들에게 하방 평균회귀하는 변동성을 남김없이 팔아치운 후, '슈퍼메뚜기'니 뭐니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바람잡이 탓을 하며 어물쩡 마무리지었다. 그 뒤로 ELW 시장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공무원들에 의한 증거금만 대폭 올린 규제로 빈사상태가 되었는데, 아마도 그것을 주도한 기관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다시 올라 또 한번 털어먹기만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뒤로 계속된 상승장으로 변동성이 오르지 않아 아쉬웠을 테지만. 


그런데 ELW와는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개미들의 모습만 같을뿐 그 외 모든 면에서 이번 코인 광풍은 정말 그냥 순수하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미친 것 같다. 그 미래효용의 정확한 벨류에이션도 되지 않고, 이윤을 창출하는 자산도 아닌 것의 가격이 이렇게 폭등하는 건 정말 폰지스킴일 뿐이다. 100% 수익의 대박을 치고자하면 100%의 손실도 기꺼이 감수해야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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