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전을 하다가 문득 왜 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괴로워서 뭣하러 사냐는 부류의 왜 사나는 아니고 그냥 순수한 의문과 조금의 허무감이 뒤섞인 생각이었다.

아린이도 키우고 이것저것 아둥바둥하다보니 나도 정 모씨처럼 강남에 건물 한 채 있어서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 첫번째로, 겨우 경제적으로 편하게 살려고 지금처럼 아둥바둥하면서 앞으로 10년을 살아가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고,

두번째로, 그렇게 해서 경제적으로 윤택한 사정이 된다면, 그 때부터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첫번째 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 문제를 언제나 궁리하며 평생을 산다.

첫번째 단계를 타인의 힘으로 넘어선 재벌 2세들은 두번째 의문을 해소하지 못해 쾌락을 좇다 타락한다.

첫번째 단계를 자신의 힘으로 넘어선 중장년들을 보면 여행도 다니고 여유를 즐기는 것 같지만 정작 행복한 사람들은 계속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럼 그저 사람은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는가? 돈에 매여서 일하는 것처럼 명분을 세우지만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사람들도 일이 있어야 행복하니 말이다.

잘 모르겠다.

중학생이나 할 법한 질문을 서른 다섯에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러다가도 그냥 또 그렇게 살아가고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