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절에 다녀왔다.

뉴욕에 있는 조계사라는 절인데 숭산스님의 제자이신 도암스님께서 주지로 계신 곳이다.

스님 말씀을 듣는데 정말로 훌륭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고, 생각할 거리가 많이 생겼다.

젊은 시절 스님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당시엔 내가 제일 똑똑한 것 같고, 자부심도 높으니, 다른 사람이 뭔가 잘못해도 화가 나고, 자존심을 건드려도 화가 났다는,

그런 말씀을 들으니 시카고 트레이더 시절 이후의 내가 생각났다.

요즘 나 스스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나는 정말 judgmental한 사람이란 것이다.

사람의 인상으로 그 사람을 일차적으로 재단하고, 각종 직업, 국적 등에 대한 선입견도 정말로 많다.

시카고에서 트레이더 생활을 하면서 그건 더 심해졌다. 그리고 마음 속에 화가 가득 차, 별 것 아닌 일에도 화가 났다.

요즘은 그렇게 화가 가득 차 있지는 않다. 그러나 judgmental한 태도는 고쳐지지 않았다.

이곳에 적는 글 중에도 듬성듬성 그런 것들이 보인다. 

'~~~한 사람은 ~~~한 경향이 많다'는 어투의 글들이 적지가 않다.

이런 내가 기회의 평등을 부르짓는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을 재단하는 태도가 습관처럼 굳어져 있어서,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할지 막막하다.

정말 막막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