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며칠 전,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을 하였다. 이제 임직원도 대략 8명 정도 되고, 다음 달까지 2~3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으로 리턴한 데에는 도저히 둘째까지 육아에 신경쓰면서 스타트업을 할 자신이 없어서, 조금이라도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기 위해 리턴한 것도 컸고, 또 경기도에서 5년간 법인 세금을 100% 면제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큰 몫을 했다.
 
막상 시작하고 나니 월급받는 직원일 때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의 중압감은 하늘과 땅 차이란 것을 느낀다. 좋은 팀원을 찾고 설득하고 채용하는 것, 각종 규제들과 법률들을 미리 인지하여 위반이 없도록 하고 인허가들을 받는 것, 자금을 조달하고 임직원 월급을 주고 재무적인 부분을 관리하는 것, 온갖 세금 문제, 노무 문제, 계약 문제, 심지어 시시콜콜한 사무실 찾는  것까지, 그 속에서 짬을 내어 본 업무를 진척시켜야 한다.
 
그 외에도 미묘한 부분들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느꼈다. 어떤 직원이 좋은 직원인지 어떻게 판단하는가? 직원이 내가 원하는 만큼 따라와주지 않을 때 내색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시시콜콜하지만 중요한 고민들이 많다. 예를 들어 포괄임금제의 경우, 야근수당까지 전부 연봉에 포함시킨 계약을 하는 건 근무시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택시업 등이 아닌 사무직일 경우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기업들 대부분이 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은 많은 비판을 받고 최근 폐지를 했지만, 그들은 이미 그렇게 하더라도 자생력이 있고 독점적 지위를 어느 정도 구축한 시점에 있는 대기업들이다.
 
자원이 희소한 스타트업으로서,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주 52시간 + 야근 시간까지 합쳐서 연봉을 주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엄밀히는 불법일뿐더러, 좋은 기업문화도 아니라 느꼈다. 그래서 채용하는 직원들 모두 주 40시간 기준으로 계약을 하면서도 연봉은 업계에 맞추거나 더 높여주고, 야근수당은 별도로 전부 지급하는 식으로, 전원 정규직 계약 체결을 했다. 바보같은 일일수도 있겠고, 주위에서 갸우뚱하기도 했다. 허울좋은 이상주의를 좇다가 회사가 망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법률적으로 깔끔하지 못한 걸 싫어하는 내 성격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이는 내가 사업하는 데 있어 최대의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한편으로는 요즘처럼 이런 ESG적인 부분을 인정해주는 세태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지금의 계획대로 2~3년 내로 미국으로 역진출을 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