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2017 – 2021)

[2018.09.24]계획 세우기

Author
Irealist
Date
2018-09-25 03:34
Views
552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에 있어서는 정말 자신이 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계획은 잘 짰다. 그도 그럴 것이, 새 학기가 되면 가슴 설레며 거창한 계획을 짠다. 학기 중간쯤 갔을 때는 그것의 10%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학기동안, 원래 계획과 성취량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강도만 2배로 높인 계획을 따로 짠다. 학기가 끝날 때 20%정도도 못했다. 방학이 시작하면 다시 거창한 계획을 짠다. 이것을 한 20년 정도 반복하다보니 실행은 못해도 계획짜는 것만은 상당히 능숙한 베테랑이 되었다. 최근 몇 년동안은 구글 드라이브의 엑셀 기능을 이용한 일과 파일을 가지고 있다.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하는 이유는 크롬과 동기화되어, 어디에서도 엑세스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획표는 다음과 같은 페이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1. 연간계획

Screen Shot 2018-09-24 at 1.06.25 PM.png

연간계획은 인생 전체적인 계획이다. 총 1기에서 8기까지 나뉘어져 있다. 예를 들어 1기는 학업기, 2기는 트레이더, 3기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는 시기이다. 그렇게 해서 4, 5, 6, 7, 8기까지 되어 있고, 8기는 2071년 1월에 끝난다. 왜 86세까지 해놓았는지는 모르겠다. 까마득히 18세 정도 때 인생 계획을 짤 때부터 80중반 언저리를 했다. 원래 84세 언저리였는데 86년생이라 86세로 바꾼 것 같기도 하다. 


2. 분기계획

Screen Shot 2018-09-24 at 2.36.36 PM.png


분기계획은 매분기의 계획이다. 회색은 이미 완료한 것, 흰색은 해야할 것들이다. 각 열은 다음과 같다.


- 학교/회사: 학교 혹은 회사 관련 프로젝트나 해야할 일들이다.

- 금융 / 헤지펀드: 금융 / 트레이딩 / 퀀트 관련 공부다. CFA/FRM/CAIA같은 자격증 공부, CQF과정, 개인 리서치 등으로 이뤄져 있다.

- 데이터 사이언스 / 코딩: 머신러닝 / 딥러닝 / 조지아텍 CS 석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수학/통계/기타: 선형대수 / 미적분 / 통계학 / 계량경제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육아: 육아 관련 공부로 이루어져 있다.

- 일과 관련 항목들: 내가 매일 지키고자 하는 것들인데, 100%는 해당 분기에서 매일 지켰다는 뜻이고, 0%는 하루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초록색이 짙을수록 잘한 것이고 빨간 색이 짙을수록 못한 것이다. 7시 기상을 예로 들면, 콜럼비아 석사할때는 거의 7시에 일어나는 일이 없었는데 출근하기 시작하고서는 70%의 날들에 7시 기상을 했다. 각 세부항목은 아래 일일계획에서 설명한다.


3. 일일계획

Screen Shot 2018-09-24 at 1.33.10 PM.png

분기계획은 일일계획표의 요약본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열이 일치하는데, 일일계획표에서는 일단위로 해야할 일을 기록하고, 달성한 일은 회색으로 칠한다. 오른쪽 O, X표는 매일 지키고자 하는 것들인데, 다음과 같다.

- 7기 기상

- 아침 기도: 나는 믿는 종교가 없기 때문에 그냥 우리 가족과 친구들과 나의 건강과 행복에 대한 기도이다. 사실 잘 안한다.

- 신문 ECON: 이코노미스트지 읽는 것인데, 사실 트레이딩 업계에서 멀어지고 나서는 잘 읽지 않는다.

- 신문 FT: 파이낸셜 타임즈지 읽는 것인데, 위와 마찬가지다. 지금은 대략적으로 가끔 훑어보기나 한다.

- 조식 건강: 조식으로 건강식을 먹었는지이다.

- 오전 운동: 운동을 하였는지인데, 잘 하지 않는다.

- 중식 건강: 점심으로 건강식을 먹었는지이다.

- 석식 건강: 저녁으로 건강식을 먹었는지이다. 건강식의 기준이 모호하긴 한데, 보통 라면, 과자, 인스턴트, 삼겹살 등 지나치게 과한 고기류 등을 먹으면 X표시를 한다. 일반적으로 외식을 했으면 X를 한다.

- 씹어 먹기: 꼭꼭 씹어먹었는지. 실천하고자하는데 정말 매일 잊어버린다.

- 취침 기도: 아침 기도와 마찬가지다.

- 12시 취침: 밤 12시 전에 취침하였는지.

- 금주: 술을 안 먹었는지다.

- 금연: 담배를 안 피웠는지다. 사실 이 부분은 결혼하고서 단 한번도 안 피웠기에 항상 O다. 점수 부스터인 셈.

- 금희: 게임을 했는지 안했는지다. 그런데 솔직히 고된 일과 끝에 옵치나 롤 한판이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

- 절컴: 컴퓨터를 절제했는지. 사실 컴퓨터를 안할 수는 없으니 금컴이 아니라 절컴으로 했는데, 절컴이 힘들긴 하다. 석사마저 온라인으로 하고 있고 업무도 온라인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나마 쉬는 시간에라도 무의미한 인터넷 서핑, 게임 등을 줄여보고자 넣어두긴 했는데 항상 실패한다. 

- 공부: 하루에 몇 시간 공부했는지다. 사실 대략적이다. 최근에는 조지아텍 석사 / CAIA 자격증 / 옥스포드 수업 / 스탠포드 수업이 겹쳐서 상당히 많은데, 평소에는 일할 때는 저녁에 1~2시간, 쉴 때는 4~5시간 정도다. 

- 효진: 와이프를 기쁘게 해 주었는가 눈물나게 했는가를 기록하는 열이다. 무난히 지내면 10점, 싸우거나 눈물나게 하면 -50점이다. 이제까지는 그 두개만 있었는데, 어제같은 경우는 와이프와 특별히 외출해서 맛있는 브런치를 먹었으므로 20점을 처음으로 주었다. 

- 체중: 내 체중은 20대 초에는 63키로 정도, 군대에서 65, 시카고에서 술/고기로 최대치 75까지 갔다가, 결혼하고 72~73, 최근에 관리 들어가서 70~71이다. 내 목표는 67~68언저리이다. 

- 통계: 하루의 점수다. 처음 5열의 업무/공부 관련해서는 달성한 것 당 3점, 매일 지키려는 O, X 항목들은 O하나당 1점, 공부는 1시간당 10점, 효진은 해당 점수 그대로, 체중은 1키로 감량당 100점이다. 


일일계획은 대략 다음 분기의 일단위 계획까지는 미리 짜 둔다. 그 이상은 별 의미가 업는 것 같다. 그리고 위의 항목들을 지켰는지 매일 기록할 정도로 부지런하진 못하다. 대충 일주일에 한번 정도 생각나면 들어가서 한 주 동안 대략 어떻게 지냈나 기록하는 정도다. 예를 들어 술 두 번 마셨으면 일주일치를 O O O X O X O 이렇게 기입한다. 


4. 일과표

Screen Shot 2018-09-24 at 1.50.48 PM.png

사실 일과표는 2014년 이후로 사용한 적이 없는 페이지다. 당시에 건강이 점점 안좋아져서 관리해보고자 식단, 운동 등을 만들긴 했는데, 제대로 일과대로 생활한 적이 없다. 그래도 식단은 좀 맞춰서 먹어보려고 한동안 실행했었다. 현미를 제대로 안불려먹었다가 장이 크게 탈이 나긴 했었고, 반잔만 마셔야되는 적포도주를 매번 한병씩 마시긴 했었지만...


5. 아린발달표

아린이를 낳고 나서 추가한 표다. 아기의 표준발달표 기준으로, 1-3달에 해야할 행동 (손바닥 펴기, 입으로 손 가져가기 등), 3-6개월에 해야할 행동, 등등을 만들어 놓고 해당 항목을 달성하면 체크하는 정도다.


그 외의 페이지들은 그때 그때 변화한다. 취직할 때는 지원 회사 리스트, 석사 지원 때는 석사 지원 학교 리스트 등등 6페이지가 더 있어 총 11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까지 실로 다양한 방식으로 계획을 짜고 다양한 형식으로 기록을 해 왔는데, 지금 이 방식이 제일 효율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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