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학기 동안 수업을 2개 들었더니 굉장히 지친다. 풀타임 직장에, 2살배기 육아에, 대학원 수업 2개에, 블로그에,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하니까 정말 지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평생 큰 어려움없이 지낼 수 있는 수준까지는 왔다. 그럼에도 왜 스스로에게 고통을 가해 무언가를 더 얻으려 하는 것일까.

현재에 안주하지 못하는 습성은 타는 불과도 같다. 그것을 다루기 위해서 불을 소화하거나(현재에 만족) 장작을 때 주지 않으면(동기를 제공) 스스로를 소진한다. 나는 지금,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더 나아갈 동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은 아닐까. 그럼에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소진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더 나아갈 장작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내면에는, 15년 전의 일본의 촌동네에서 하루 3천원으로 살아가던 내가, 그 수백 배를 벌고 있는 지금의 나보다 더 행복했었다는 모순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행복했었다는 명제조차, 과거에 대한 미화에서 비롯된 것인지, 객관적으로 행복했었던 것인지, 아니면 행복의 한계 효용 체감에서 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